환율, 타이밍의 예술인가 운명의 장난인가?
환율 상승, 원/달러 환율이 상승하고 있습니다. 저의 예상과는 반대로 말입니다.
지난 4월 3일, 저는 엄청난 심사숙고 끝에 약 3만 달러를 원화로 환전했습니다.
환율은 1,467.7원. 나름 ‘합리적’이었다고 생각했습니다.
미국발 정치 리스크, 특히 트럼프 전 대통령의 관세 정책 여파로 인해 달러 약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있었고, 하루 뒤로 예정된 헌법재판소의 탄핵 심판이 국내 정치적 불확실성을 일정 부분 해소하며 원화 강세로의 복귀를 자극할 것이라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원화 강세까지는 아니어도 원화 가치의 일부회복까지는 예상했었습니다. 1400원으로 다시 내려오면 다시 달러를 매수하리라 다짐을 하면서 말이죠!
하지만 이 환율이라는 녀석은, 저의 이런 예상을 비웃기라도 하듯, 4월 4일, 잠깐의 하락세를 연출하더니, 곧장 다시 상승 곡선을 그리며 날뛰기 시작했습니다.
이글을 작성하는 4월 9일 현재 원/달러 환율은 1,475.65원. 최고점은 1,487원이었습니다.

짧은 시차를 두고 원화를 손에 쥔 내 입장에선, 마치 엘리베이터 문이 닫히자마자 “위층 가시죠?“라 묻는 장면을 목격한 듯한 기분입니다. 너무 일찍 내려버렸습니다.
달러 인덱스는 약세인데, 왜 환율은 상승할까?
분명 달러인덱스(DXY)를 보면 현재 102.055로, 지난 한 달 사이 눈에 띄는 하락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달러의 국제적인 가치는 떨어지고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엇이 환율 상승을 유도할까요? 저는 무엇을 놓친 것일까요?

여기에서 부터는 환율 상승 이후에 찾은 이유들 입니다. 이런 내용은 제가 환전을 할 당시엔 검색도 되지 않았었습니다! 심지어 그당시 AI에게 환율의 변화를 물어봤을 때는, 점쟁이들이나 하는 거라며 저를 살짝 조롱하기도 했었답니다.
국내 경제의 불안 요인
첫째, 국내적인 불안 요인입니다.
탄핵이 인용되며 정치적 불확실성은 일부 해소되었지만, 국내 경제 지표는 여전히 마냥 긍정적이라 보기 어렵습니다. 무역수지 악화, 물가 불안, 기업 투자 위축 등 복합적인 요소들이 원화에 대한 신뢰를 끌어올리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생각됩니다. 그리고 정치적 불확실성을 부추기는 일들이 매일매일 벌어지고 있는 것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외국인 투자자들의 시선
둘째, 한국 외환시장에 대한 외국인의 시선도 고려해야 합니다.
글로벌 투자자들에게 원화는 ‘안정적 자산’이라기보다는 ‘리스크 자산’으로 분류되는 것이 당연합니다. 글로벌 불확실성이 커질수록, 그리고 미 연준(Fed)이 긴축 기조를 유지하거나 정치 리스크가 커질수록, 이들은 원화를 팔고 달러로 도피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한국 투자자들도 그런 이유에서 달러를 선호하니까요~ 달러인덱스가 내려가더라도, 원화보다 ‘덜 약한’ 통화들이 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원화는 더 약세를 보일 수 있을 것입니다.
중국 위안화와의 연동성
셋째, 중국 위안화의 영향도 무시할 수 없다고 합니다.(이건 제가 좀 더 공부를 해봐야겠습니다.)
중국이 의도적으로 위안화 약세를 지속하는 것이 원화 약세에 영향을 준다고 하는데, 선뜻 이해는 가지 않지만, 추가적인 내용을 공부해서 업로드 할 것을 약속드립니다.
실패의 경험에서 얻은 작은 교훈
결국, 미국의 상황만 봐선 안 되고, 한국의 내부 여건, 주변국의 통화 흐름, 투자자 심리 등 수많은 요소가 섞여 있는 복합적인 지표가 환율이었지만, 저는 “달러인덱스”와 “파면 후 희망”이란 키워드만으로 환율 상승을 예상했었던 것이었습니다.
환율은 주식처럼 실적 하나로 판단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부동산처럼 입지나 조건 하나로 설명할 수 있는 것도 아닌 것 같습니다.
매번 ’이번엔 맞겠지!’라며 예측하지만, 또 보기 좋게 틀려버렸습니다.
이번 경험을 통해 얻은 교훈이 있다면, 환율 투자는 예측보다는 대비라는 점 같습니다. 이 것은 주식도 마찬가지입니다만, 결국 세상의 흐름을 읽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중요한 건 언제나 플랜 B를 준비해두는 것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환전 타이밍은 잘못 짚었을지 몰라도, 시장을 바라보는 시야는 한 뼘쯤 넓어진 것 같고, 이렇게 좋은 블로그 글 소재도 얻었다고 위안을 해봅니다.
그래도 다음에는, 엘리베이터 문이 닫히기 전에 얼른 다시 탈 겁니다. 아예 안 내릴지도…
Go for it!
2025.04.14 추가
인생 깁니다~ 인생 모릅니다~ 아무도 모릅니다~
